“지금까지의 내용 참 재미있는데요. 제가 신의 상품을 왜 구매했는지, 명확해 지는 것 같아요. 그럼 그 다음은 무엇입니까?”
신은 갑자기 알 수 없는 작은 미소를 내게 머금으며 이야기를 이어갔다.
“이제 한 타임 쉬는게 좋아요.”
“한 타임을 쉰다고요? 나름의 고객들을 선별했지 않습니까? 여기서 쉬 는게 과연 맞는 건가요?”
“그게 아니고, 고객들이 충분히 더 고민해줄 수 있게 구매를 망설이는 분들을 위한 대안들을 적어보는 것입니다. 이때 빛을 내주는 존재가 바로 콘텐츠 입니다.
자유리가 지금까지 적었던 글, 영상, 본인의 생각들을 기고하면서 자유롭게 그들이 콘텐츠를 소비할 수있도록 풀어주는 것이지요.”
신의 얼굴을 보면서 나는 이상한 감탄이 흘러나왔다. 그의 얼굴은 세밀한 조각상을 다듬고 있는 한 늙은 조공의 얼굴을 보는 듯 했다. 온라인 시장이 만들어낸 콘텐츠라는 디지털 활자에도 분명 ‘격’이 존재하는 것 같았다.
양산형을 꿈꾸는사람들이 대부분이지만 분명 누군가는 디지털 콘텐츠에 예술을 가미하는 것 같았다. 섬세한 그의 생각에 작게나마 소름이 돋았다. 신은 계속 자신의 생각을 이어갔다.
“랜딩페이지의 화려한 마무리는 바로 고객의 후기를 넣는 것입니다.”
“여기에도 초보와 고수는 당연히 구분이 되지요. 초보들은 무조건 좋은 후기만을 쑤셔넣기에 급급합니다. 그러나 저는 결코 아무 후기를 쓰지 않습니다. 그 사람이 잘 써준 후기라고 해도, 그 사람의 감정표현이 들어가지 않은 후기 혹은 진정성이 떨어진 후기는 절대 사용하지를 않습니다.
생생하고 뚜렷한 감정이 담긴 후기만이 랜딩페이지에 들어가는 특권을 얻을 수 있지요. 그리고 마지막에 기존 고객들이 사용하던 후기를 사용해보면서, 그들의 감정적인 변화와 표현을 집중시키는 것입니다.”
나는 문득 궁금해졌다. 이 사람은 어떻게 이런 과정을 몸으로 체득할 수 있었을까? 자연의 신비라는 것이 다른 능력을 지닌 것이라 하지만, 나에게는 너무나도 생경하기만 한 이 콘텐츠 분야에서 신의 전략은 티비속에서나 흘러나오는 국가대표의 명경기를 바라보는것과 같았다.
신은 멈추지 않았다. 그는 나에게서 끝끝내 화룡점정을 찍기위한 마지막 준비를 마쳤다. 그리고 이내 나를 보며 그 점을 찍어갔다.
“자유리. 콘텐츠는 누군가의 문제를 해결해주기 위해 만드는 것이 대부분입니다. 그래서 정보성의 콘텐츠나 흥미 위주의 콘텐츠는 가볍게 보면 그 누구도 세일즈의 포인트를 만들어가지 못하는 것 같지요.
그런데 말이죠. 그것들이 쌓여갈 때는 이야기가 전혀 달라집니다. 이것은 하나의 증명이 되기 시작하는 것이지요. 아무리 랜딩페이지를 그림같이 잘 만들어내도, 내가 만들어낸 지속적인 콘텐츠가 뒷받침되지 못하면 아무런 효과가 없는 것입니다.”
신은 말을 계속 이어갔다.
“초기에 사람들의 문제해결을 주는 페인 포인트를 찔러주고, 상품을 구매한 뒤 스스로의 변화를 상상하게 하라고 이야기했습니다. 그리고 어떤 혜택을 주는지 상세하게 말해주고, 구매고객과 비구매고객을 구분하라고 이야기했지요.
그러면 고객들은 높낮이에 맞게 랜딩페이지를 따라오다 입증 받고 싶다는 생각이 가득차게 됩니다. 때론 ‘당신의 말을 어떻게 믿지?’ 이렇게 스스로를 반문하기도 해요.
이때가 바로 핵심입니다. 그때 당신이 만들어낸 과거의 콘텐츠가 당신의 랜딩페이지를 아주 두텁고 단단하게 만들어주는 무게추가 되어줍니다. 그리고 나면 사람들은 후기라는 사회적 증거를 통해 자신의 생각을 확고하게 믿게 되지요.
물론 감정표현이 담겨진 후기일수록 상상력을 자극해서 더욱 좋겠지만요.”